전 30중반, 남친은 40초반이에요.
일하느라 오랫동안 연애 쉬다가 우연한 계기로 만나서 이제 5개월차 됐습니다.
학벌이나 직장, 연봉을 보면 남친이 저보다 조건이 많이 좋은 건 맞아요.
서울소재 대학 박사 졸업, 신의 직장이라는 모 공기업 연구원이고 제 연봉의 2.5배를 벌어요.
저는 해외 대학 졸업하고 한국 들어와서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둘 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부모님이 특별하게 경제적으로 여유롭거나 하진 않지만
딱히 노후 걱정은 없는 편이에요.
남친의 애정 넘치는 대쉬로 만났고 지금도 잘 만나고 있어요.
근데 남친이 술만 마시면 평소에는 안하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는데요.
자길 사랑하느냐 아니냐, 빨리 너가 내 애기 기르는거 보고싶다
이런 얘기를 할 때도 있는데 요즘에는
'나같은 좋은 조건이면 만날 여자가 정말 많지만 너가 좋아서 만난다' 가 추가됐어요 ㅡㅡ;
그냥 귀여운 허세 대사 정도가 아니라 참 디테일하게 얘기해주대요.
연봉도 좋은 편이고, 직장도 좋고, 얼굴도 괜찮고,
학벌도 괜찮은 거 아니냐. 그래서 여기저기서 소개자리 많이 들어왔었다.
나 정도면 만나는 여자들 수준이 (스펙) 어느 정도 높은 것도 사실이긴 하다.
우리 나이대에는 싱글 남자가 엄청 귀한거 알지 않느냐 등등.....
듣고 있자니 이게 뭔 소린가
그래서 어쩌자는 소리가 싶어서
그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고,
연인관계를 떠나 인간대 인간으로서 좋은 선택하는 거 밀어줄테니
편하게 얘기해라 난 나 싫다는 사람 안 붙잡는다 했어요.
그랬더니 그런 뜻이 아니라면서,
자기가 싫다하면 정말 안 붙잡을 거녜요.
그러면서 안 붙잡는 거 서운하다고.
자기가 그런 사람(좋은 스펙)이지만,
자기는 그냥 제가 좋으니까
연봉이 낮은 것도 나이가 많은 것도 괜찮다고요.
칭찬도 아니고 비난도 아니고..
남친의 조건은 팩트이긴 팩트인데,
제 스스로 자존심이 그리 센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가슴에 스크래치가 스윽 난 기분이 들어서
이 사람이랑 계속 만나야 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진지하게 연애하려고 하던 중이었거든요.
누굴 만나든요.
비록 남친 말대로 나이도 적지 않고, 고액 연봉자도 아니지만
그나마 아직 겉가죽이 쓸만한 건지, 아님 밝은 성격 덕분인지
남친 정도의 스펙, 아님 조금 더 그 이상의 사람들이 대쉬하곤 했었어요.
그러던 중에 함께 있으면 가장 즐거운 사람이 지금 남친이라서
정리하고 지금 남친과 연애를 시작한 거고요.
연애해보니 맘에 없는 소리 못하고
정말 가감없이 사실대로만 말하는 스타일인 것 같았어요.
애정표현도 미사여구 날리고 스트레이트로 하고요.
크게 신경쓰지 말고 넘겨야 할지,
아님 결혼까지 염두하기에는 좀 아닌 건지
선배님들 조언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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