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불안장애가 심해요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으면서 관리하면서 살고있죠.
맞벌이긴 하나 저는 최저시급정도의 수입이고 그마저 코로나여파로 얼마전 퇴사해야만 했어요.
남편은 잘나가는 외국계기업의 부장이예요. 젊어서부터 항상 인사고과에서 최고등급?을 받아서 해마다 급여인상률도 몇프로 더 높게 받았고 그에따른 인센티브도 꽤 많았어요. 그 결과 남편의 연봉이 같은 직급들보다 많이 높아서 해마다 연봉협상할때 위에서 놀란다고 하더군요
남편은 매사 성실했고 앞만보고 달려왔어요. 그렇게 열심히 회사를 위해 일하면 계속 위로 올라갈꺼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주말에도 집에서 노트북을 끼고 살았고 연차조차 다 쓴적이 없었을 정도로 일벌레였어요.
그라다 바로 위 임원자리가 공석이 되었고 동료들이나 본인도 당연히 진급할꺼라 생각했는데... 새로온 사장이 영입한 외부인사가 그자리로 오게되면서 남편은 만년부장에 머물렀어요. 그게 몇년전 일이예요. 저는 남편앞에서는 호탕한척 내가 벌어서 먹구살 수 있으니 당장 때려치고 좀 쉬라고... 당신 임원자리가면 정말 일만하다 죽겠다고 오히려 잘된일이라고 했지만.... 아직 공부가 끝나지 않은 아이와 제 쥐꼬리만한 월급을 생각하면 너무 무서웠어요. 그러면서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심해져서 고생했어요. 남편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병원다니고 약도 늘리고ㅠ
그러나 남편은 자존심버리고 버텨주었고 이제 일년후엔 정년퇴직입니다. 저도 그 사이 노후에 대한 책도 읽고 유튜브로 이런저런 정보도 취합하고 하면서 나름 준비도 할 시간을 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당시 내가 불안해한 것이 그동안 누려왔던 윤택했던 생활에 대한 미련 때문이란걸 깨달았어요.
여기저기 나눠져있던 여유자금들을 정리해서 단순하게 재예치해놓고 보니 저와 남편의 퇴직후에 둘이 사치안하면 큰문제는 없을 듯해요. 요즘은 남편과 은퇴후 둘이 전국돌며 살아보자 계획세우고 있어요. 제주도 한달살기도 해보구요.
두대있는 차도 처분하고 소형차나 전기차로 한대만 새로 구입하자 얘기도 하고 대략적인 생활비도 계산해보기도 하다보니 마치 30년전 결혼준비할 때 같아요. 겁이나기도 하지만 나름 기대도 되고,
우리 둘 다 아직까지는 염색하지만 그때되면 염색도 하지말자 우리끼리 예쁘면 그만이다 하면서 마주보고 웃어요.
저는 퇴직앞둔 남편이 기특하고 안쓰러워 쓰다듬고, 남편은 직장서 짤린 마누라가 기특하고 안쓰러워 토닥이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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