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도 텃세 있는 것 아시나요?ㅋㅋ
겨울에 새 동네에 이사오고 나서 귀엽고 안쓰러운 고양이들이 동네에 보이더라구요.
캔도 따주고 츄르도 주고 가끔은 닭가슴살이나 양념 안 된 청어도 구워줬어요. 길에서 핫팩들을 많이 나눠줘서 받는 대로 고양이 박스에 넣기도 하고 정말 추운 날엔 새벽에 일어나서 아가들 체크도 하고 보온병에 물 가져와 얼은 물을 녹여주기도 했었죠.
워낙 동물 친화적 성격이고 잘 놀아주다 보니 제가 지나가기만 하고 길목 풀숲에 있던 아이들이 나와서 뒹굴뒹굴 하곤 했어요.
근데 동네엔 모든 고양이의 대모격인 아주머니가 계세요. 오랫동안 아이들을 잘 챙겨주신 좋은 분이죠. 첨엔 이분을 오다 가다 만나면 반가워서 고양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살갑게 아는 척도 했는데, 별로 친화적인 분은 아닌 것 같았어요. 저는 그냥 성격이려니 하고 어쨋든 좋은 분이고 참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곧 이분이 저를 정말 싫어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따뜻한 집을 사다 놓으면 익숙치 않아서 아이가 안 들어간다면서 치워버리고(잘만 들어가던데)
이 분은 보통 건사료를 주시는데 제가 캔을 따서 따라주면 그릇이 아예 없어지더라구요. 어느날은 기분 좋게 생선을 챙겨주었는데 (아이들이 미쳐요~) 다음날 밥자리에 종이에 써서 붙였더라구요. 고양이에게 사람 음식을 주지 말라고 (예:생선) ㅋㅋㅋ
자주 만나고, 이야기도 나눌 정도의 친분이 있고, 나이도 있으시니 전할 말이 있다면 얼굴 보고 직접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리고 길에 힘들게 사는 아이들이 한 두 마리도 아닌데, 보이는 대로 공동 육아 개념으로 챙겨줘서 나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본인이 처음부터 정 붙이고 챙겨주기 시작하고 나니 왠 낯선 사람이 잘해줘도 뺏기는 것 같고 싫었나봐요.
요즘은 어련히 잘 챙겨주겠지 싶어서 저녁 늦게 들어가다 마주치지 않는 한은 신경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해요. ㅎㅎㅎ
그래도 고양이에게 해꼬지 하는 분이 아니라 사랑이 큰 분과 갈등(?)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