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들의수다

고양이 입양 4일째

아트제트 2020. 8. 18. 13:11

고딩 아들이 고양이 전사들 전 시리즈를 초등 4학년때쯤 부터 몇년에 걸쳐 읽으며

그때부터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가볍게 의견 표출

 

나는 어릴 적부터 반려동물 키워본 적 없고

강아지도 아닌 고양이라 더 생각없었음

 

어린 아들도 의견 표출 후 별다른 땡깡 없이 반대의견 받아들임 

 

위의 일들이 몇년간 끊임없이 반복되다

 

3주전 뜬금없이 또 고양이를 키우게 해주면

자신의 스승과도 같은 유튭과 정신적 지주랄 수 있는 게임을 삭제하겠다며 극딜시도

 

가족회의 1차 소집

 

아빠생각은 고양이를 키운다해서 게임을 안한다는건 그저 질풍노도 사춘기소년의 개구라같은거라며

라떼는 말이야 양치는 개를 키우다 무지개다리 건너보내며 무지 아팠다며

자기인생에 반려동물은 더이상 없다고 선포

 

어린 동생은 그저 뭐라도 들어오면 좋겠다싶어 눈치만 보고

 

나는 아들이 입양해온 고양이 결국은 똥이며 밥이며 다 내 일이 될거고

데려오면 십몇년 마지막까지 책임져야하는데 난 남매키우는것에 이미 모든 에너지를 쏟아붙는 중이라

극구 반대

 

 

아들 공부파업선언

난 고양이 안고서 공부하고 게임할 시간에 고양이랑 놀려고 했는데 다 필요없어!

 

엄마 읍소작전시작

돌아오는 주말에 고양이카페에 가서 고양이를 한 번 만나게는 해줄게로 극딜시도

 

 

주말

어설픈 나의 검색으로 가게 된 곳은 고양이카페가 아닌 애완동물분양소

그곳에서 여러아이들을 안아보다  아들이 운명같은 냥이를 만났으니

 

일단 나와 

 

아빠 차에 앉아 가족회의 2차 소집

 

나는 식구를 돈을 주고 사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 

임시보호소같은데로 가서 데려와야한다(이곳은 해외라 사실 나도 잘 모름)

아빠는 임보소 애들은 믿을 수 없다(?)

아들은 금사빠로 이미 찍어둔 아이가 있으니 걜 데려다 끝까지 키울거다모드로 소통거부

동생은 누구라도 데려다가 그저 물고빨고 키워봤으면...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들이 원하는 냥이를 입양해 옴 (그것은 새러데이)

 

두달이 막 넘은 아가라 아직 예방접종도 안되서

열흘간 케이지에 넣어두어야함

 

첫날은 조용히 분위기 파악하는 와중에 쫄은건지 환경이 바뀌어 폭풍소화가 된건지

응가를 네번 하고 모두 아들이 잘 치움

둘째날은 오며가며 인사하고

아이들은 꺼내서 케이지 앞에서 살짝 사냥놀이를 시킴

흥분한거보고 놀래서 우리 호랑이데려온거아니냐며 유튜브 검색시작

 

자기전에 좋아하는 아이돌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스탈인데

어느덧 고양이 용품을 12시가 넘도록 찾아보고있는 나를 발견

 

세쨋날 아침에 일어나 가보니 조용히 있다가 나를 보고 끼야웅끼야웅 인사를 함

집에 아무도 없는 조용한 틈을 타 고양이를 꺼내놓으니 조용히 내 냄새를 맡고 나를 응시함

뭔가 간택된 느낌적인 느낌.생각보다 짜릿한 느낌.

긴 머리카락을 지그시 보더니 앞발로 톡 건드리고 또 한참 나를 응시함. 내마음 훔친거니

내 몸 위로 올라오지는 않음

 

 

대망의 오늘 아침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간 틈에 또 냥이를 조용히 꺼내서 내 발 앞에 둠

머리를 쿵쿵 내 몸에 부딫치고 그르렁그르렁 골골대며 내 품에 폴짝 올라옴 (내적 소리질러~)

조용히 나를 보다가 온몸의 냄새를 다 맡다가 팔를 핧다가 머리카락을 째려보는데

쿵쿵 심장소리와 함께 계속되는 골골송 (까야악 에미야 카메라카메라 비디오 얼른 찍어라)

머리를 쓰담쓰담해주니

애기가 내품에서 잠이 듬

 

넌 이제부터 내꺼야 꺄

아들아 미안하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