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들의수다

시부모님은 "니 맘대로 해라" 하시네요

아트제트 2020. 9. 18. 07:27

결혼후 10년동안 시댁과 합가와 옆동네 살면서 친정 가는 거 싫어해서 안간 아짐입니다.
늘 "처가하고 변소는 멀어야 잘산다고" 말씀하는 시부모님이셨고,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시부모한테 잘해라고 하신 분들입니다.
뭐 그 동안 겪는 일들 책으로도 몇권입니다.
시부모님은 낼모레 90이고 저희는 회사발령으로 서울에서 삽니다.
시누이들은 서울살다 어찌어찌하다가 시부모님 옆에 살게 되었고요.
항상 빨리 내려와 당신들 잘 모시라 했는데 아이들이 서울서 자리잡으니
시부모님 계신 대구에 내려갈일이 쉽지 않습니다.
결혼 30년이 다 되어가는 저에게 얼마전에도 전화와서
"하도 니가 전화안해서 내가 한다. 니 목소리도 기억안난다" 하신분들입니다. 전 서울와서 학교쪽으로 해마다 계약하는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뭐 셋트로 남편은 장남의 짐이 있는 효자이고요.
요번 추석에 대구 내려가나? 안내려가나? 고민 하다가 남편이 오늘 시부모님께 전화드렸나 봐요.
( 원래 회사에서 귀성버스 있어서 내려간다고 신청했는데, 회사차원에서 처음으로 올해는 운행하지 않겠다 공문이 내려 왔어요)
그랬더니 시부모님이 "오고 싶으면 오고, 오고싶지 않으면 오지마라 니 맘대로 해라" 하시더라네요.
남편은 고민하고 저는 안내려가는 게 좋지 않냐고 했더니
저보고 "이기주의"라네요.
그럼 30년동안 시부모님 때문에 인생 최악악을 경험한 사람인데 이 난리에 찾아뵙고 싶겠습니까?
친정도 시댁하고 같은 지방인데 친정에서는 아예 못내려오게 하던데...

14년전 남편이 회사에서 일년간 외국대학교 공부할 기회가 주어져도 시부모님이 우리 죽고 가라고 말렸습니다.
남편이 자랄때 늘 듣던말은 "니 커서 부모한테 잘해라"였습니다.
남편은 지금도 옆에서 부모님 안 모셔서 죄스럽답니다. 제가 한번씩 직장일로 제사나 시부모님 생신 못가면(전 자주 내려가기 싫겠지요)
저보고 이기주의랍니다. 늘 싸우는 주제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