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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들의수다

나를 뒷담화 하던 사람이 밉지 않았던 경험

15년도 훨씬 전 대학생때 일인데요.
한친구가 제 뒷담화한걸 알게됐어요...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인걸 뻔히 알면서 제가 꼬리쳤다? 그런 류의 얘기인데,,,, 저는 듣고나서도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났었고 왜 그런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가기도 했고요...
그런데 웃긴건 주어를 걔로 바꾸면 그게 그 아이의 습관이고 행동이었어요
그래서 그걸 듣고있던 무리중 한명이 "야 그건 니 얘기잖아" 하며 꼽을 주기도 했었대요.
그때 친구들이 착해서 다같이 노는사이에 왕따시키고 이건 아니라 생각했는지 그 친구와 저를 술집에서 다같이 만나 오해를 풀게끔 자리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참 이상했던건 그때 20대 초반 제 성격을 생각하면... 누가 내욕을 하거나 그런얘길했다고하면 씩씩대며 못참아하고 저도 친구들한테 걔 욕을 한바가지 했었을텐데 이상하게 아무느낌이 안들었어요
그냥 밉지도 싫지도 않은 부처님처럼 고요한마음이요 ㅎㅎ
그런데 저는 술자리에서 그 친구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줄 알았는데...
너가 이미 다 알고있겠지만...너가 이미 그럴마음도 없겠지만 말끝에 저렇게 빈정거리는 말을 붙이며 빈정거리더라구요
그때 갑자기 심장이 찔리고 상처받은거처럼 아프면서 얘랑 더 잘 지낼수 없다는 사실이 슬퍼지더라구요. 근데 그 친구가 밉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그런 경험들이 신기하더라고요
초등학교부터 학창시절 겪으며 여자들 사이에서 상처받고 화해하고 그런 미묘한 감정들을 경험하며 살았는데 내가 이런 뒷담화했다는 얘길 듣고도 아무렇지 않다니... 그냥 한달사귄 남친이랑 헤어지듯이 약간 가슴이 아픈정도라니...
그러고는 한참 잊고살다가 29살에 뜬금없이 연락이 와서 그때일 사과하고싶고 만나고싶다고...그때 친구들에게 그 아이에 대해서 물어보니 졸업하고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한명도 없다고하더라구요.
그 연락이 왔을때도 전 여전히 그 아이에게 아무런감정이 없는 무감정인데 다시 잘 지내볼 마음도 없고 왜 이제와서 저러지? 싶은 마음도 없고 무념무상 이었어요.
지금 애낳고 삼십대 후반을 살면서도 학부모 관계에서도 미묘하게 누군갈 미워한적도 있고 시기한적도 있고 작은 일에도 온갖 감정을 느끼며 사는데 어찌 그 친구는 그런 무념무상의 마음이 들었을까?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어봤어요
마음이 힘들때에는 억지로라도 그런마음이 왔으면 좋겠는데 왜 평소에는 그런마음이 안오는건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