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상 내꿈을 포기하고 여상을 다녔고 대기업 고졸 사원으로 취직을 했어요
단조롭고 단순한 일상들
그러나 그마저도 나에겐 사치로 다가와 입사후 몇달
빚쟁이들이 번듯한 기업에 다니는 나를 찾아와 빚독촉을 해왔습니다
수시로 걸려오던 빚독촉 전화들 우리부서 상사 남직원 여선배직원들 아무한테나 우리집 빚이야기 빚독촉을 직장사람들에게 쏟아냈어요
내나이 20살때 나는 참 희망이 없었던것 같아요
착하고 인자하셨지만 무능한 아빠 열심히 집안일만 하셨던 엄마
한번도 써보지 못한 돈들을 나는 집안의 장녀란 이유로
유일한 직장인이란 이유로
급여는 압류당하듯 빚쟁이들에게 빼앗겼지요
집에서 화를 내고 싶었지만 2.3일에 한번씩 돈받으러 들이 닥치는 빚쟁이들 친척들 동네사람들이 마구 헤집어 놓는 우리집
부모님 앞에서 말한마디 할수 없었어요
내가 아니라도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욕먹고 밟히고 짓눌린 부모님들 그걸 보고 있던 고등학생 동생들
집안 피해 군대간 오빠..나는 어디선든 소리내서 나힘듦을 말할수가 없었죠
퇴근후 집에가기 싫어 회사뒤 쉼터에서 혼자 소리내 엉엉 울다 들어갔던 기억
출근길 빚독촉 전화 부서원 누가 받을까 전전긍긍 화장실도 못가고 전화벨소리에 하루종일 예민해져야 하는 내가 싫어
지하철 입구서 울고 서 있었던 나
20살 어린여자가 감당 못할 상황에 처해 있을때 가질수 있는 희망이란게 대체 뭐가 있었을까요?
차비도 동전으로 가지고 다녔던 내가 꿈꿀수 있는 미래는 없는듯 했는데 그렇게 살다 세상을 등져 버린다는건 너무 억울하더라구요
공부를 시작했어요
평범한 20대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 행복을 나도 누려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는데 그 지옥같은 상황에서 앞뒤 안보고
죽도록 힘들어 지쳐 쓰러질때까지 뭔가에 몰두해 보자
작은 희망이 생기니 가슴ㅈ이 벅차올랐어요
새벽 일찍 영어단과학원을 다니기 위해 몇달 저녁 서빙알바를 했습니다 새벽 공기마시며 영어학원 갔다 다시 출근하던길
편윽점에서 컵라면 하나 사먹었던 사치스러움
동전 몇개모아 지하철 자판기에서 뽑아먹던 커피한잔
아끼고 아끼고 아껴먹으면서 나는 행복하다 나는 할수 있다
영어단어 외우며 다시 일어서 걸어갔던 출근길
중고책방에서 가장 싼 교재 사러 돌아다니면서 혹여나 더 싼게 있을까 싶어 다시 찾고 찾았던 헌책방 골목길
모자란잠 보충할수 있었던 유일한 점심시간
남들보다 빨리먹고 휴게실 한켠에서 쪽잠자며 머릿속에 외웠던 역사연대표들
집에가는 지하철안에서 풀던 수학문제들
행여 누가볼까 감추고 숨기며 했던 공부지만 모두다 잠들고 홀로 새벽녘에 책상에 앉아 있노라면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났어요
토요일 오전근무하던시절 시립도서관 운좋게 퇴근후 바로 자리잡고 지는 노을 바라보며 열람실에 앉아 있을때 마치 꼭 대학생이 된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어요
옆자리 앞자리 사람들은 나를 수험생으로 알겠지 .
상상만으로도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회식 빠지고 공부하고 싶어 이핑계저핑계 혼자 무수히 연습해서 무사히 빠지게 됐을때 날아갈듯 좋았어요
아무도 없는 회사 회의실 난방 잘되는 그곳에서 좋은의자 좋은 탁자에서 내가 하고 싶은공부 하고 있을때 마치 꿈을 꾸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이것의 끝은 언제일까 싶은..
그러나 기초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한 내가 뒤늦게 사교육없이 혼자 수능공부를 한다는건 참 어렵고 힘든 과정였어요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20살 초반 가장 치열하고 열심히 삶에 임했던것 같아요
문구점에서 색볼펜 형광펜 사며 좋아라 했던 기억
노트필기 그림처럼 안들어 뿌듯했던기억
기초가 너무 없어 새벽 영어단과 학원에서 당했던 망신들
그결과물을 비록 2년이란 긴세월을 보낸후 기적같이 어렵게 열매를 맺었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의 그 짧지만 길었던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한 자양분이 된것 같습니다
실타래 처럼 운명이란 그런 작은것들이 엮이고 풀어지면서 펼처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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